정치인은 승리한 이후도 중요하지만 패배한 이후도 중요하다.

1. 그런 면에서 6년 전 패배 이후, 그리고 오늘 새벽 김부겸의 메시지는 많은 정치인, 정당 관계자들이 곱씹어야 한다.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했던 김부겸은 “저의 패배이지 변화를 열망하는 대구시민 여러분의 패배가 아닙니다. 좌절하지 마십시오. 절망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정치인 김부겸의 성정과 정치의 본질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하고 있어서 나온 말이다. 1599표 차이로 낙선한 이삼걸 안동시장 후보도 “저의 패배일 뿐, 여러분은 승리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좌절하지 마십시오.”라고 메시지를 냈다. 패배를 시민 탓으로 돌리기는 쉽다. 그런데 그 메시지가 지속되면 시민과 멀어진다.
(여러 방송에서 투표율의 중요성, 56%~60%면 김부겸에게 유리하다고 했던 내 해석은 두 가지 면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 대구 투표율이 64%까지 나왔던 것,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지 못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던 유권자들 중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만 굳이 투표장에 가지 않아도 당선 될낀데 라는 유권자가 더 많았다고 추정했어야 했다.)
기초단체장은 민주당 후보를 찍지 않은 유권자 10% 이상이 김부겸을 찍었다. 군수 후보가 22.60%에 그쳤지만 40.13%를 얻은 군위군처럼 15% 이상 교차투표하는 지역이 없었다. 대구 사회의 얽히고 설킨 공동체와 관계망에 대한 파악, 개입이 아직은 조금 부족했다는 이야기다. 또, 미래 전망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조작기소특검법’ 발의 등으로 어려운 조건을 만든 속에서도 교차투표 경험을 이끌어낸 김부겸 후보의 능력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대구시장 선거만 했다면 김부겸 후보가 이겼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중앙당에 보내는 비판과 불만에 대해서 더 곱씹어야 한다.
2. 정치인의 소명의식, 태도를 이야기한 것 같지만 사실 선거가 치러지는 한 지역단위의 사회, 경제적 배경도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다.
김부겸, 이삼걸 후보가 이야기한 것처럼 후보자가 지역을 싸잡아 구조의 탓으로 돌려버리면 그 구조의 변화 가능성은 더 줄어든다. 주어진 구조 하에서 어떠한 대응을 해야 하는가를 잊어비리는 것이다.
군위군, 성주군, 청도군에서는 첫 민주당 기초의원이 탄생했다. 이강태 성주군의원 당선인은 사드배치반대운동과 지역공동체 활동을 그 누구보다 오랜 시간 전개해왔다. 청도의 두 젊은 당선자, 박호석, 김종명은 먼발치에서지만 지역 공동체 활동에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다. 군위군은 9회 지방선거에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자가 나왔다. (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통틀어서) 민주당은 더 이상 일방적인 정치독점구조의 피해자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첫 녹색당 선출직이 된 허승규의 당선읔 연구주제로 논문 작업을 하고 있다. 가능하면 허승규 개인의 성정을 제외한 사회적 배경과 구조적 요인에 집중해서 살펴보려고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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